‘4차 산업혁명 시대 혈관’으로 평가되는 5G 통신서비스가 다음 달 1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상용화된다. 5G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모습으로 일상에 스며들 예정이다. 상용화를 앞둔 이동통신사들은 ‘안전’과 ‘책임’을 약속했다.
이통 3사는 다음 달 1일 0시부터 수도권과 6개 광역시에서 일제히 5G 전파가 송출된다고 29일 밝혔다. 당장 경기도 내 5G 가입 제조업체들은 불량품을 판독하는 서비스 등의 형태로 5G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5G는 이론적으로 LTE(4G) 속도보다 최대 20배 빠른 차세대 무선통신기술이다.
하지만 이번 5G 서비스가 완성된 형태는 아니다. 5G를 이용하려면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동글)가 필요하다. 전체 라우터 물량은 이통 3사 통틀어 3000대 수준으로 적다. 초기 속도 역시 LTE보다 20∼30% 개선된 수준에 그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동성이 있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 5G를 상용화했지만, 와이파이처럼 한곳에 머물며 사용하는 형태라 온전한 5G로 보기 어렵다. 일반 소비자는 5G를 체감하려면 내년 3월 5G 스마트폰이 보급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이날 나란히 안전한 5G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5G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항상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보안 체계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5G와 AI ‘초융합’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New ICT’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트래픽 변동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AI 네트워크, 양자 암호통신 기술 적용을 통한 강력한 보안성, 빠른 체감 속도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5G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최근 상황은 (모든 사물이 ICT 기술로 연결된) 초연결사회의 위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며 “통신 인프라를 운용하는 사회적 책임을 잊지 말자”고 독려했다.
LG유플러스도 이날 ‘품질안전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안전·보안 문제를 관리하기로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하면 LG’라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LG유플러스가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돼 있는 초연결사회의 주역이 되자”고 강조했다.
KT도 전파 송출과 함께 1일부터 예정대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KT는 이날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에 대한 추가 보상안을 발표했다. 통신망 복구가 더딘 동케이블(구리선)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액을 늘려 인터넷 가입자는 3개월, 일반전화 가입자는 6개월 요금을 감면한다. 기존 보상액은 1개월 요금이었다. 하지만 식당주인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자영업자가 통신 대란으로 입은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안은 담기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추가 보상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