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구글 유튜브가 내년부터 자체 제작한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료로 푼다. 글로벌 경쟁사 넷플릭스 등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유튜브는 지난 27일 내년부터 자체 제작한 영화, 쇼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일반 이용자에게도 무료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월 11.99달러(약 1만3000원)를 내는 프리미엄 회원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었다.
유튜브는 2020년까지 유튜버가 올리는 일반 콘텐츠와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배포 방식을 통합할 방침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일반 콘텐츠처럼 광고가 붙는 대신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유료로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가 당장 무료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월정액 ‘프리미엄’ 유료 모델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튜브는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이용자들이 올린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2016년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하긴 했지만 큰 성과를 못 냈다.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들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는 올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 뛰어들었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TV’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가입자들을 끌어 모았다. 아울러 내년까지 50여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인도 등 본고장 미국 밖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할 방침이다.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무료화 결정은 넷플릭스과 아마존 등 글로벌 동영상 업체들을 긴장시킬 전망이다. 유튜브는 이미 월 사용자가 20억명이 넘는 거대 동영상 플랫폼이다. 한국 동영상 시장에서도 유튜브 점유율은 8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는 동영상 플랫폼 유지·확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정 TV 채널이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공을 거둔 대표 기업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013년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를 흥행시키며 단숨에 글로벌 동영상 업체로 급부상했다.
다른 유명 글로벌 업체들도 동영상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애플은 내년 3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도 내년 하반기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6월 타임워너를 인수한 미국 통신사 AT&T 역시 내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