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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박해로 노비된 다산 조카딸의 삶 ‘난주’ 출간



기독교 박해로 노비가 됐던 다산 정약용의 조카딸 정난주(1773~1838)의 삶을 그린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난주’(은행나무출판사)가 출간됐다.

작가 김소윤(38·사진)은 지난달 30일 제주 서귀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선 최고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관노비로 살았던 정난주의 삶이 궁금해서 시작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다산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장녀로 숙부의 가르침에 따라 천주교에 입교했던 정난주는 과거에 장원급제한 황사영과 결혼했다. 천주교인이었던 남편 황사영은 중국 주교에게 조선 천주교 박해의 실상을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밀서를 썼다 발각돼 신유박해(1801) 때 능지처참됐다. 정난주는 이때 제주도로 유배길에 오른다. ‘난주’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정난주가 노비로 살았던 제주에서의 37년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담고 있다.

2014년 처음 집필에 착수한 이 소설은 지난해 말에야 완성됐다. 정난주는 소설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구휼소를 세워 가난한 이들을 돌본다. 작가는 “난주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를 견딘 건 주변인들의 사랑과 격려 때문일 것 같다”며 “결국 그도 나약한 여자고, 애절한 엄마이기에 갈등도 많았지만 그 사랑의 힘과 ‘살아야겠다’는 본능으로 산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당초 소설 제목은 ‘잊혀진 꽃들’이었다. 김소윤은 “노비의 삶이 역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그들이 하루하루 쌓아온 삶이 지금의 우리를 이룬 것”이라며 “우리가 초라할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그런 경험이 나 혹은 후손들에게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4·3평화문학상은 2012년 제주도가 제주 4·3사건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서귀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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