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현대·기아차,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 찾는다



올해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중국본부 사령탑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12월에는 인도 멕시코 등의 수장을 바꿨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실적을 만회하고 꾸준히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신흥시장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해외사업 부문 글로벌미래전략태스크포스팀(TFT)장 김승진 부사장을 사업관리본부장에, 사업운영전략사업부장 김선섭 전무를 인도권역본부장에 임명했다. 기아차는 미국판매법인(KMA)장 윤승규 전무에게 북미권역본부장을 겸직하게 하고, 기업전략실장 이종근 전무를 멕시코법인(KMM)장으로 발탁했다. 슬로바키아법인(KMS) 생산실장 이경재 상무는 슬로바키아법인장으로, 아중아지원실장 김진하 이사를 러시아권역본부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6일 중국시장 사령탑이던 설영흥 상근고문을 비상근 고문으로 발령하고,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기아차 중국 사업총괄로 임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력을 한층 강화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기아차가 올해 양대 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0월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4대 주요 신흥시장에서 110만121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기아차는 19.7%의 판매량 성장을 보인 것이다. 4개 신흥시장에서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10월 누계 기준 14.7%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4대 신흥시장 중 특히 러시아에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1∼10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해 23.1%라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멕시코에서도 올 1~10월 누계 기준 10.4%의 점유율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연간 10%대 점유율을 달성할 전망이다. 인도시장 점유율도 내년엔 1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신흥시장 점유율은 2010년 9.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커나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12년 10.5%에서 지난해 5% 아래로, 같은 기간 미국 시장 점유율은 8.7%에서 7.4%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럭셔리·대형 플래그십 모델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 공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 3468대의 긍정적인 성적표를 내놨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27일 ‘EQ90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플래그십 세단 ‘G90’을 선보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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