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한민국 서점가의 주인공은 귀염둥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곰돌이 푸(사진)였다. 곰돌이 푸를 전면에 내세운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교보문고가 3일 발표한 올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곰돌이 푸…’ 외에도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가 각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장 책을 많이 사서 읽는 독자는 4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셀러 순위 정상을 차지한 ‘곰돌이 푸…’는 지난 3월 출간돼 올해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곰돌이 푸…’는 푸가 등장한 애니메이션을 가공한 내용으로 책을 펼치면 푸의 일러스트와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주문하는 글이 잇달아 등장한다. 이 책은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인터파크가 이날 발표한 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는 방증인 걸까. 올해 서점가에는 ‘곰돌이 푸…’ 외에도 독자에게 뭉근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에세이가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셀러 순위 10위권에 랭크된 ‘모든 순간이 너였다’(2위),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3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5위), ‘언어의 온도’(6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7위)가 그런 책들이었다.
교보문고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올해 베스트셀러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토닥토닥’을 선정했다. 교보문고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며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엔 ‘아버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마주했던 2008년엔 ‘어머니’를 내세운 책이 인기를 끌었는데, 이제는 위로의 주체와 객체가 모두 ‘나’로 수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별·연령별 집계를 보면 40대 여성이 가장 책을 많이 사서 읽은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여성이 전체 도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였다. 30대 여성(18.8%)과 20대 여성(14.4%)의 비중도 상당했다. 20~40대 여성이 한국 도서 시장의 절반 이상(52.7%)을 차지한 셈이다.
분야별 집계에서는 여전히 소설이 가장 높은 판매 비중(9.3%)을 차지했다. 하지만 소설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소설이 한국소설을 따돌린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소설 분야 판매 비중에서 일본소설은 31%, 한국소설은 29.9%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권에 가장 많은 작품(5권)을 올린 작가도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