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의 형태를 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용에 ‘비늘’을 입히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청사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깔아 ‘용의 비늘’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무산됐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전력생산량이나 이익이 적어서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산업부는 내년에 별도 예산을 편성해 다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3일 산업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옥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은 관계부처 협의 결과, 사업성 부족으로 결론 났다. 올해 추진은 불가능해졌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용의 형상을 본떠 만든 청사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용의 비늘이 완성될 것이다. 용의 비늘을 만드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벽에 막혔다. 정부 관계자는 “처음 산업부가 자체 예산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에 막혔다. 이후 산업부가 한국에너지공단에 기금을 출자해 설치하려고 했지만 토지사용료 때문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공단이 태양광을 설치하면 국유지(청사) 사용료를 행안부에 내야 한다. 이 토지사용료가 태양광으로 얻는 전력의 가치보다 더 높았다. 이 관계자는 “한마디로 태양광 발전의 수지타산이 안 맞아 사업 추진이 멈췄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내년에 별도 예산으로 사업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3㎿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데 87억원을 편성했다. 국회 심사 후 구체적 계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소요 예산이 늘어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청사의 미관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 색깔을 입힌 패널을 설치해야 하고, 재해 대비 안전성을 높여야 해 설치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글·사진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