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49) 교수가 3일 해군 의무 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해군 중령으로 진급했다. 이 교수는 “해군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돼 굉장히 큰 영광”이라며 “제가 해군에서 배운 게 훨씬 더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에서 열린 임명식 후 “17년 전 미 해군의 예비역 대령으로부터 외상외과 트레이닝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미 해군 군의관들과 계속 일을 하고 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어 “사실 계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해군 수병 출신인 이 교수는 “해군은 일반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른 가치들이 있다”며 “수병 생활을 할 때 오히려 의과대학 생활 때보다 더 잘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대 재학 중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진로를 고민했다. 군 복무 시절 해군 장교들 격려에 힘입어 의사의 길을 계속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명예해군 진급심사위원회에서 중령 진급이 결정됐다. 항공의무후송훈련을 통해 해군 군함의 구조, 치료 능력을 숙달·검증하고 해군 의무요원에 대한 응급처치 임상 실무교육을 지원하는 등 해군 의무 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이 교수가 해군 정복을 입고 대외 활동에 참가한 점도 해군의 명예를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이 교수는 해군 조종사 항공휘장도 수여받았다. 앞서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려냈다. 지난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를 치료한 공로로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명예 합참인’, 지난 8월 해양경찰 홍보대사로도 선정됐다. 해군과 합참, 해경의 3개 ‘홍보직’을 맡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행 규정상 이 교수의 명예장군 진급은 불가능하다. ‘민간인의 명예군인 위촉 훈령’에 따르면 명예군인은 대령이 최고 계급이다. 이 훈령은 ‘명예군인 위촉은 개인의 명예에 한정되며, 어떠한 특권도 따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15년 7월 해군홍보대사로 위촉되며 명예 해군 대위 계급장을 받았고, 2017년 4월 소령으로 진급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