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옛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의 담배공장이자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다. 1946년 경성전매국 청주 연초공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한때 2000여명이 근무하고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했는데 공장 통폐합으로 2004년 가동이 중단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청주시가 2010년 350억원에 매입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담배가 아닌 문화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는 27일 개관을 앞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총사업비 578억원을 들여 지난해 3월 착공한 청주관은 국내 첫 수장형 전시관이다. 지상 5층에 건축 전체면적은 1만9855㎡ 규모다. 청주관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에 이은 네 번째 분관이다. 청주관은 수장 및 보존처리에 중점을 두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신장하는 중심기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정부·미술은행 대표 소장 작품 등 국가미술품 보물창고로 국내 최초의 ‘보이는 수장고’로 문화 명소화가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개관하면 문화 명소로 지역문화 발전소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등 쇠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옛 연초제조창을 민간이 참여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 명소로 새롭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곳에 공예클러스터 및 문화체험·상업 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청주시 현물출자 55억원, 주택도시기금 254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자 25억원 등 1021억원 규모의 리츠(Reits)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설 전시관과 아트숍, 북 카페, 수장고 등 공예 관련 시설과 문화체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내년 7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2019년 10월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최와 함께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건물이 준공되면 한국공예관, 전시실 등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화체험 및 상업시설은 10년간 민간 사업자가 운영한 후 시가 인수, 다시 민간에 임대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이 일대를 ‘경제 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승인을 받아 전국 46개 국가지원 도시재생 지역 중 처음으로 민간 자본이 투입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