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3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3차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정부의 남북 관계 로드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혀온 대북정책 철학을 바탕으로 올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반영해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남북 관계의 비전으로 ‘평화 공존’ ‘공동 번영’을 제시했다. 남북이 주변 국가들과의 호혜적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측면을 부각하기 위한 양대 비전이다. 박근혜정부 때 발표한 2차 기본계획에서의 남북관계 비전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기반 구축’이었다.
3차 기본계획에서 정부는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또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에서 ‘북한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인위적 통일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쓰리 노(3 No)’ 기조를 토대로 남북 간 상호 인정 및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의 출발점인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 구상과 같다. 문 대통령은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차 기본계획의 7대 중점추진 과제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체제 구축’ ‘남북대화 정례화 및 제도화를 통한 남북 관계 재정립’ ‘한반도 신경제구상 추진’ 등이 제시됐다. 특히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선 ‘2018년 내 종전을 선언하고,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기 위한 3자 또는 4자회담 개최’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내 종전선언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시행계획에 종전선언의 구체적 시기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한다고 돼 있다”며 “종전선언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차 기본계획에서는 ‘당국 간 대화 추진 및 합의 이행 제도화’를 위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관련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확보’가 명시됐으나, 3차 계획에서는 빠졌다. 또 3차 계획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언급이 상당히 약화돼 북한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