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극장가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국내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세대별 배우들이 연말 흥행 대결에 뛰어든다. 출연작 누적 관객 수 1억명을 자랑하는 두 명의 ‘1억 배우’ 송강호(51)와 하정우(40)가 자웅을 겨루고, 충무로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도경수(25)도 출사표를 던졌다.
관계자들조차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배급사들이 저마다 겨울 시즌 텐트폴(한 해 라인업 가운데 성공 확률이 높은 영화)로 내세운 작품들이어서 완성도 면에 있어 일정 정도 자신감이 읽힌다. 흥행 감독들과의 협업 또한 기대 요소다.
송강호가 주연한 ‘마약왕’(19일 개봉·배급사 쇼박스)은 전작 ‘내부자들’(2015·확장판 포함 누적 915만명)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사상 최고 흥행을 달성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1970년대 국내 마약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한 실존인물 이두삼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주인공 이두삼 역의 송강호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하급 밀수업자에서 마약계 대부로 거듭나는 인물의 다채로운 면모를 표현하면서 광기 어린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평범한 소시민을 연기한 ‘괴물’(2006) ‘변호인’(2013) ‘택시운전사’(2017) 등 전작들과 완전히 차별화된다.
송강호는 “마약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형상화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2013·누적 560만명)를 함께한 김병우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신작 ‘PMC: 더 벙커’(26일·CJ엔터테인먼트)에서다. 하정우가 이끄는 영화제작사 퍼펙트스톰 필름의 작품으로, 하정우는 이미 5년 전부터 출연을 결정하고 감독과 함께 작품을 완성시켜 왔다.
영화는 비무장지대(DMZ) 지하 30m에 대형 벙커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전투 액션물이다.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비밀 작전에 투입돼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정우의 상승세가 작품에 힘을 싣는다. 앞서 그는 ‘암살’(2015)과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으로 ‘트리플 1000만’을 달성한 바 있다. 그는 “‘PMC’를 통해 관객분들께 새로움과 재미 흥미 스릴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최근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tvN)을 통해 대세로 떠오른 도경수는 ‘스윙키즈’(19일·NEW)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과속스캔들’(2008·822만명) ‘써니’(2011·745만명) ‘타짜-신의 손’(2014·401만명)의 강형철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신작. 배경은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다.
‘스윙키즈’는 전쟁 포로들의 오합지졸 탭댄스 도전기를 그린다. 극 중 수용소의 반항아 로기수 역을 맡은 도경수는 삭발과 체중 감량을 감행한 건 물론, 6개월에 걸친 고강도 탭댄스 훈련까지 받았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이기도 한 도경수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꾸준히 호평을 받아 왔다. 도경수는 “로기수는 지금껏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호기롭고 남자다우며 정의롭다”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