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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리모델링한 상춘재 또 보수… 김정은 오려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11월 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회를 갖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이곳에서 문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부속건물인 상춘재(常春齋·봄이 늘 계속되는 집이라는 뜻) 보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보안 문제 때문에 정상회담을 비롯해 주요 행사들이 대부분 청와대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청와대 본관이나 영빈관이 회담 장소로 거론됐지만 새롭게 단장한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행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정상 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차담도 할 수 있는 한국적인 영빈관 형식으로 상춘재 내부 공간을 보수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마치고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회담 공간으로 상춘재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상춘재 내부를 접견실, 소접견실, 차담실 등으로 꾸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거의 매일 현장을 찾는 등 공사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공사는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상춘재는 기와를 올린 목조 한옥으로 방 2칸, 부엌, 대청마루, 화장실, 대기실, 지하실이 갖춰진 383㎡ 크기의 건물이다. 1983년 준공된 이후 주로 외빈 접견 시 사용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환담한 곳이기도 하다.

상춘재는 준공된 지 30여년간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여야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상춘재를 소개하며 “흰개미가 나무를 갉아먹는 걸 막으려고 니스를 칠한 모양인데 공기를 차단해서 나무에 해롭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 발언 이후 청와대는 두 달간 보수공사를 했다. 민간 건설사와 함께 목재에 입힌 니스를 벗겨내고, 목재 보호를 위해 들기름도 발랐다.

청와대의 이번 2차 리모델링은 ‘내부 분위기’ 변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는 상춘재 외부를 주로 수선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공사는 내부 중심”이라며 “정상 부부가 한국적이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08년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이 상춘재에서 열렸다. 상춘재에도 방이 있지만 규모가 작아 정상회담 장소가 아닌 김 위원장의 숙소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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