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우완투수 메릴 켈리(30)가 미국프로야구(MLB) 진출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로 떠난 에릭 테임즈에 이어 한국프로야구(KBO) 출신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MLB닷컴은 5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켈리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2년에 5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며, 구단의 옵션 실행여부에 따라 2022년까지 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더램 불스(트리플A)에서 뛰다 2014년 KBO 무대를 밟았다. 켈리는 KBO 4년 통산 119경기에 나와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써냈다. 켈리는 직구 위주의 단순한 구종을 보유했으나 한국무대 진출 이후 커터와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본격 연마했다.
안치용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켈리는 KBO에서 해를 거듭하면서 실력을 키웠다”며 “기본적으로 빠른 볼을 가졌고, 최근 MLB 구단이 힘 좋은 투수 외에 변화구 구사 능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다 보니 켈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켈리에 앞서 테임즈(사진) 역시 KBO를 거쳐 지난해 빅리그에 진출한 바 있다. 테임즈는 2014년부터 3년간 NC에서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써낸 뒤 지난해 밀워키에 입단했다. 테임즈는 지난 시즌 타율이 0.247로 평범했지만 31홈런 63타점을 써내며 팀 내 해결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 시즌 타율 0.219, 16홈런, 37타점으로 주춤했지만 한국을 거쳐 MLB 재기에 성공한 사례로 남아있다. 켈리도 테임즈처럼 미국 무대에 안착할 수 있을까.
안 위원은 “내년 시범경기 3~4경기 선발 성적이 켈리의 보직을 좌우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애리조나 입장에서 다양한 구종을 가진 켈리는 굉장히 흥미로운 투수가 될 것”이라며 “새 구종을 장착하기 보다는 익숙한 느린 커브를 더욱 연마해 MLB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