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5세대(5G)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퀄컴은 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18’ 행사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855’를 공개했다. 퀄컴은 이 제품이 세계 최초로 5G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한 5G 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미국 시장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퀄컴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문은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는 퀄컴이 7나노 공정으로 설계된 스냅드래곤 855의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대만 TSMC에 맡기면서 삼성전자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갤럭시S9, 노트9 등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45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담당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8월 5G 모뎀인 ‘엑시노스 모뎀 5100’을 공개하고, 11월에는 차세대 칩셋인 ‘엑시노스 9820’을 선보이는 등 자체적으로 5G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추면서 결별설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날 행사를 통해 1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삼성전자와 퀄컴은 5G 시대에도 변함없는 동반자임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한국과 유럽 등에서는 자체 생산한 엑시노스를, 미국에는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해 왔다. 갤럭시S10에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스냅드래곤 855의 성능이 스냅드래곤 845 대비 3배, 다른 업체의 7나노 공정 칩셋보다 2배가량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스냅드래곤 855에는 4G 인공지능(AI) 엔진, 디스플레이에서 지문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3D 소닉 센서’ 등도 탑재됐다.
내년에 5G가 본격 상용화되는 나라는 한국, 미국 정도다. 중국의 5G 상용화 시점은 2020년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5G 시장에 적극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후발 주자로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5G 네트워크와 상관없이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퀄컴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 외에 샤오미, 비보, 오포, ZTE, 원플러스 등 중국 업체들도 5G 스마트폰에서 협업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2020년에나 5G를 적용한 아이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퀄컴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출시하는 아이폰에 인텔 모뎀을 사용하고 있는데, 인텔은 2019년 말에나 5G 모뎀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 사이클을 고려하면 2020년에 나올 아이폰에나 5G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