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3000t의 물이 쏟아지자 1분이 안 돼 463.4㎡(140평) 규모의 공간이 가득 찼다. 1시간에 4만원이면 횟수 제한 없이 시속 27㎞ 속도로 흐르는 인공파도에 몸을 실을 수 있다. 서핑보드 등 장비도 빌려준다.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했지만 이곳에서는 실내 서핑이 한창이었다. 두꺼운 외투만 아니었다면 한여름이라고 착각할 법했다.
쇼핑은 물론 실내 서핑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을 5일 찾았다. 오전 9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출발한 버스는 1시간 만에 기흥점에 도착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동탄, 수원, 분당에서 출발할 경우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3곳 지역에만 약 250만명이 살고 있어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롯데쇼핑 측은 내다봤다.
아울렛이지만 실내 서핑숍과 ‘숲 모험 놀이터’ 등 어른·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 조성에 공을 들인 모습이 역력했다. 정후식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변 상권을 분석한 결과 동탄(19.4%) 용인(12.2%) 수원(10.6%)의 10세 이하 인구 구성비는 전국 평균(8.6%) 최고 수준인 것은 물론 30, 40대 인구도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며 “기흥점은 이들이 쇼핑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기흥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 층으로 구성됐다. 실내공간인 쇼핑몰과 아웃도어 매장을 더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눈이나 비가 내릴 경우 이를 피할 공간이 부족한 기존 교외형 아울렛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상품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명품과 리빙 등 31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나이키 팩토리와 세계 최초 라코스테 팩토리 매장이 볼거리다. 늘어나는 펫족을 겨냥해 660㎡(200평) 규모의 반려동물 놀이터인 ‘펫파크’를 마련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을 할 수는 없다.
교외로 나가니 르네상스의 발상지로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연상시켰다. 고객들은 건물을 배경 삼아 연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지하 2층 밖에는 ‘피노키오 광장’이 있었다. 피노키오는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동화다.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실장은 “경사가 있는 지형을 그대로 살려 피티 궁전에서 베키오 다리를 건너 우피치 미술관에 가는 피렌체 귀족들의 삶을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용인=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