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후 우상화 논란에 휩싸이며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충북 지방자치단체들의 ‘반기문 마케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충북 음성군은 반 전 총장의 생가가 있는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에 6일 ‘반기문 평화기념관’을 개관했다. 이 마을에는 이미 반 전 총장 생가와 기념관, 평화랜드,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음성군에 따르면 2016년 12월 착공된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국비 43억원을 비롯해 총 125억원이 투입됐다. 7800㎡ 터에 건립된 평화기념관은 반 전 총장이 세계 각국에서 받은 기념품을 전시하는 세계문화관, 유엔 관련 자료 전시실 및 영상관, 모의 유엔총회 체험실 등을 갖췄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세계문화관에 전시할 소장품 2800여점을 기증했다. 군은 이 기념관에 추가로 6억1000만원을 들여 2400㎡ 규모로 조성된 주차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6000㎡로 넓힐 계획이다.
군은 그동안 행치마을에 국비 10억8500만원 등 34억8800만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군은 2010년 7억400만원을 들여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했다.
충주시도 반기문 사업에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충주시는 2011년 2억원을 들여 반 전 총장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집을 사들인 이후 2103년 도비 5400만원과 시비 2억76000만원을 투입해 이 집을 당시 모습대로 복원했다. 또 지난 8월에는 다시 2000만원을 들여 이 집에 상징테마시설물을 설치했다.
지자체들이 지속적으로 반기문 기념사업에 투자하는 것에 지역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반 전 총장을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로 부각시키고 있다”며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념사업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