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 조기 발견 및 최적의 치료 기회를 놓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뇌종양이다. 종양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두통, 의처증(의부증), 발기부전, 시력저하,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을 겪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종양은 말 그대로 우리 몸 최고의 중추기관인 뇌의 신경조직에 생기는 종양이다.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된다.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뇌하수체 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에는 악성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있다.
대한뇌종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해마다 2500~4500명이 새로이 뇌종양 진단을 받고 있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환자는 약 2만명으로 추정된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최근 들어 휴대전화 전자파에 의한 뇌종양 발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발암물질 방사선 바이러스 뇌손상 에이즈(AIDS) 유전 흡연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종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므로 초기에 발견하기 힘들다.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너무 흔해서 방치하기 쉬운 증상이 두통이다. 뇌종양 환자의 70% 가량이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아침 시간에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새벽에 두통으로 잠을 깨기도 할 정도다. 두통으로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점차 심해지고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면 신경과를 방문, 검사를 받아보도록 하자.
종양의 위치에 따라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뇌신경계를 침범하면 후각장애 시력장애 이명 어지럼증 안면마비 연하(삼킴)장애 음성변화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와 뇌간에 혹이 생기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뇌의 좌측 두정엽에 종양이 발생하면 지적기능이 낮아져 좌우를 혼돈하거나 계산능력이 떨어져서 글을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혹이 생기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 생겨 의처증 또는 의부증을 보이기도 한다. 전두엽에 발생할 경우엔 공격적인 성격을 드러내기 쉽다. 시상하부에 생기면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매사 의욕이 없어지고 뜻밖의 발기부전 증상으로 고민할 수 있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위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악성 뇌종양은 빨리 자라는 세포특성 탓에 수술 후에도 방사선 및 항암 치료를 더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윤완수 인천성모병원 뇌병원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