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제외 남북관계 긍정적 여론
61%가“내년 경제 더 나빠질 것”
집값 하락 전망은 상승의 두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국회 연설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 56.0%가 찬성하는 것으로 9일 나타났다.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방안에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공공의창과 공동 기획하고 여론조사 업체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 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김 위원장 답방 시 국회 연설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자 29.8%가 ‘매우 찬성’, 26.2%가 ‘대체로 찬성’했다. ‘매우 반대’는 26.2%, ‘대체로 반대’는 13.8%였고 4.1%는 판단을 유보했다.
대구·경북(TK·찬성 33.2%)을 제외한 전 지역·연령층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앞서 보수 야권은 김 위원장이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국회 연설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은 이런 조건 없이도 김 위원장의 국회 연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훈풍이 불고 있는 남북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이 많은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결과다.
선거제 개혁 과정에서 세비 등 국회의원 특권을 줄이는 대신 현재 300명인 의원 수를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해 찬반을 물은 결과 64.9%가 반대하고 30.7%가 찬성했다. 군소 야당들이 바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의원 수 확대가 불가피한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20.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18.4%,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6.0%로 오차범위(±3.1% 포인트) 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빠질 것’이라는 대답이 60.7%에 달했다. ‘좋아질 것’이란 답변은 35.4%에 그쳤다. 올해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나빠져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한 부정적 평가가 많은 가운데 내년 경제 전망도 비관적으로 나온 것이다.
내년 집값에 대해선 현상 유지나 하락 전망이 많았다.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란 답변이 39.2%,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 33.6%로 집계된 반면 ‘지금보다 오를 것’이란 전망은 18.1%에 불과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1%이고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다.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반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이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