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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켈리 연말 퇴진”… 2020 재선 염두 친정체제 고삐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재선 성공을 위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군기반장’ 역할을 자임했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달 말을 끝으로 백악관을 떠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 이후 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고위직 인사들을 물갈이하며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새로 발탁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친(親)트럼프 성향이어서 노골적인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육·해군 미식축구 경기 관전을 위해 필라델피아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켈리 실장은 연말에 물러난다”며 “후임 인사는 1~2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부연했다.

켈리 실장은 취임 17개월 만에 백악관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에서 지난해 7월 백악관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장관 재직 시절부터 백악관 내 난맥상에 불만을 품었던 켈리 실장은 백악관 입성 직후 극우 인종주의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논란 많은 참모들을 퇴출하는 등 기강 잡기에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 자신에게 보고토록 규정해 대통령 가족들의 정치 개입도 견제하려 했다.

하지만 켈리 실장은 곧바로 거센 저항에 부딪쳤다. 이방카 부부와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거친 말다툼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역시 순탄치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는 저서에서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idiot)’라고 부르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폭로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은) 정치적 감각이 형편없다”고 험담을 했다고 한다.

후임 백악관 비서실장은 현 부통령 비서실장 닉 에이어스가 유력하다. 에이어스는 36세로 비교적 젊지만 정치적 경험은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이어스는 양육 등 가족 문제 때문에 내년 봄까지만 비서실장 권한대행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이어스 기용이 끝내 실패할 경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는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으로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지명했다. 바 지명자는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한 번 지냈던 인물로, 보수적인 성향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후임으로 폭스뉴스 앵커출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지명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트럼프 충성파(Trump loyalist)’로 분류된다. 하지만 언론인 출신으로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맡을 만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지프 던포드 합동참모의장 후임으로는 마크 밀리 현 육군참모총장이 내정됐다. 켈리 실장의 최측근이며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관계인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교체 1순위로 꼽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경질됐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서를 읽으려 하지 않았고 세부사항을 살피지도 않았다”며 “돼먹지 못했다(pretty undisciplined)”고 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틸러슨 전 장관이 “돌처럼 멍청했다(dumb as a rock)”고 맞대응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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