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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노란 조끼’ 주말 12만 집결, 마크롱 ‘입’에 시위 향배 판가름

프랑스 경찰의 장갑차가 8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장갑차가 파리 시내에 투입된 것은 2005년 파리 교외지역 폭동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에 모인 노란 조끼 시위대는 인근의 엘리제궁까지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강력한 저항에 막혔다. AP신화뉴시스


벨기에 브뤼셀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는 모습. AP신화뉴시스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8일(현지시간) 파리를 비롯한 전역에서 4주째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시위에 불을 댕긴 유류세(탄소세) 인상 계획을 최근 백지화했지만, 시위대는 이번에는 부유세 부활과 거주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다시 거리로 나섰다.

결국 이들 대규모 시위의 향배는 마크롱 대통령이 곧 발표하기로 한 대국민 메시지 내용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시위대를 직접 만나거나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성난 민심을 다독이는 담화 등을 발표할 경우 시위는 점차 사그라들겠지만 이를 외면할 경우 폭력시위 양상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등에 모인 1만명의 시위대는 이날 엘리제궁 진입을 시도하는 등 곳곳에서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면서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 군중은 상점 유리창을 깨고 시내 곳곳에서 불을 질렀다.

경찰 당국은 파리에서만 8000여명을 투입해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 바스티유 광장 등을 통제했다. 프랑스 전역에선 9만명 가까운 경찰이 배치됐다.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에는 경찰의 장갑차 12대가 배치됐다. 파리 도심에 장갑차가 배치된 것은 13년 만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파리 시내에선 1만명, 전국적으로는 12만여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135명이 다쳤고, 경찰은 1220명을 체포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국민들에게 다시 단합을 호소했다. 필리프 총리는 “프랑스가 단합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이탈리아에서도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에 호응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벨기에 브뤼셀에선 400여명이 노란 조끼 시위를 벌이면서 거리 표지판과 신호등을 부수고 돌과 화염병 등을 던졌다. 이탈리아에선 북서부 지역에서 시위대가 프랑스 국경을 막아섰고, 네덜란드 헤이그의 의사당 앞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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