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2월 10일, 국민일보가 세상 빛을 본 날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결실로 언론사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국민일보가 태어나게 됐다. 창간 이후 사진기자의 열의와 분투는 국민일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민일보의 첫 특종사진은 1988년 11월 27일 창간 소식지인 ‘국민일보 특보 2호’로 거슬러 올라간다. 언론을 피해 설악산 백담사에 숨어 지내던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가 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손자를 업은 모습을 담은 것이다. 군홧발로 국민을 짓밟은 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 한 컷은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앞 다퉈 보도했다.
‘民(민)을 거스르면 民(민)이 버린다’는 제목과 함께 선보인 특보는 200만부가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창간 이전의 특종인 이 사진은 제21회 한국기자상을 받았고 국민일보의 존재를 알렸다. 이 특종은 창간도 되기 전에 나온 만큼 한국 언론사에서 전무후무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후로도 국민일보는 특종 행진을 이어갔다. 부정한 ‘돈선거’ 유세 현장에서 실제로 돈봉투가 오가는 결정적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해당 국회의원은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 또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도중 국회의장 입을 틀어막는 야당 의원들 모습을 극적으로 포착해 한국보도사진전 대상 및 월드프레스포토 3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2000년 남북 정상이 55년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 악수하는 역사적 사진은 모든 언론사 신문 1면으로 도배됐고, 초·중·고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2004년 식목일을 앞두고 개발 사업으로 파헤쳐지고 잘려나가 고통 받고 있는 백두대간 훼손 현장을 보도한 ‘백두대간의 고통’은 이달의 기자상, 한국보도사진전 금상, 삼성언론상까지 수상했다.
2008년에는 불붙은 숭례문 서까래가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담아 한국보도사진전 대상을 받았다. 또 2015년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아 쓰러지는 사진으로 한국보도사진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9년 연중기획으로 ‘블루골드 시대-물이 경쟁력이다’로 기독언론대상을 받았다.
지난 30년 역사의 기록자로서 충실한 역할을 해온 국민일보 사진부는 수많은 특종과 다양한 기획취재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렌즈를 통해 기록된 한 컷의 사진은 오늘도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