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체, 과자에 요리 맛을 입히다

한 끼 요리 대신 고급 식재료를 쓰거나 ‘요리맛’이 나는 과자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어니언 토마토 파스타칩·오리온 머쉬룸 크림 파스타칩, 해태제과 빠새 콘치즈 랍스터 맛, 오리온 꼬북칩 히말라야 소금맛, 롯데제과 오잉 낙지호롱구이맛. 각사 제공


1인 가구 증가가 제과업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올해 들어 ‘꼬깔콘 버팔로윙맛’ ‘오잉 낙지호롱구이맛’(이상 롯데제과) ‘빠새 콘치즈랍스터맛’ ‘타코야키볼 와사비맛’(이상 해태제과) ‘머쉬룸 크림 파스타칩’ ‘어니언 토마토 파스타칩’(이상 오리온) 등 ‘요리맛’ 스낵 출시가 늘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고루 따지는 젊은 1인 가구의 취향을 반영해 과자에 요리를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과자에 요리의 맛을 더한 제품들은 누가 주로 즐길까. 10일 롯데제과에 따르면 롯데의 인공지능(AI) 트렌드 분석 시스템 ‘엘시아’가 1년여 동안 수집한 소셜 데이터 수천만건과 매출 자료를 종합한 결과 2030세대가 스낵류 제품을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집에서 혼자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혼맥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요리 스낵 출시 봇물을 거들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혼자서 요리를 먹긴 여러모로 부담스럽지만 요리맛 과자로 기분은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요리의 ‘맛’만 흉내 낸 게 아니다. 극소량이긴 하나 원재료를 갈아 넣어 고급스러움도 추구했다. ‘빠새 콘치즈랍스터맛’에는 생물 랍스터가 0.7%, ‘오잉 낙지호롱구이맛’에는 낙지 농축액이 0.4% 들어갔다.

고급스러운 식재료를 활용한 과자들도 1인 가구 소비자들을 노린 제품들이다. 오리온은 ‘꼬북칩 히말라야소금맛’ ‘머쉬룸 크림 파스타칩’ ‘어니언 토마토 파스타칩’ 등에 고급 원재료를 사용했다. 출시 1년6개월 만에 6200만개 이상을 판매한 ‘꼬북칩’은 프리미엄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히말라야 소금을 0.68% 넣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스타칩은 원물이 그대로 들어간 이색 과자다. ‘맛’이 첨가된 스낵이 아니라 재료부터 레시피까지 파스타 한 접시를 과자로 바꾼 제품이다. 파스타면에 원재료를 과자처럼 바삭하게 말린 버섯칩, 그린빈칩, 양파칩 등을 함께 넣었다.

오리온 연구소 관계자는 “요리를 모티브 삼은 제품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1인 가구의 확산에 따라 최근 본격적으로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업체마다) 2030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맛뿐 아니라 원재료, 식감, 비주얼에서 차별화를 두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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