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핵무기 한동민 “내년엔 골든글러브 낄게요”

SK 와이번스의 한동민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전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의 환호 세리머니를 재연하고 있다. 한동민은 SK의 2018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등 뜻 깊은 한해를 보냈다. 권현구 기자


SK 와이번스 한동민(29)은 한국프로야구(KBO) 시즌이 끝났지만 각종 시상식과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포를 터뜨려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한동민은 “너무 기쁘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이 뒤따르는 것 같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난 한동민은 “지난해 상승세를 타다 부상으로 시즌을 빨리 마쳐 아쉬움이 컸다. 팀 우승에 MVP까지 수상해 뜻 깊은 한해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날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8월초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어야 했다.

온전한 몸상태로 돌아온 올해 한동민은 타율 0.284에 커리어 최다인 41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거포로 자리잡았다.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발휘됐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고,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는 연장 13회초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려 시리즈 MVP가 됐다.

일발장타의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힘이 센 편은 아니다”라며 “부상이 있다 보니 자기관리에 신경을 많이 신경 썼는데 그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잘 먹고 잘 자는 게 파워의 원동력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한동민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85순위로 SK에 지명됐다. 190㎝ 95㎏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춘 좌타 거포 유망주로 평가됐다. 이듬해 타율 0.263 14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014년 슬럼프와 어깨 부상이 동시에 찾아와 3홈런에 그쳤다.

한동민은 “1년 9개월간의 군 생활이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상무 소속으로 21홈런을 쳤다. 2016년엔 22홈런을 때려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퓨처스리그의 제왕’이란 별명도 이때 나왔다.

한동민은 “군대에서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리다 보니 전역 후 생각한 것보다 팀에서 빨리 기회를 잡았다”며 “성적을 떠나 꾸준히 출전하고 경험을 쌓으며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과 달리 부담감을 지웠다. 힘에만 의존하는 대신 한결 부드러운 스윙을 연마해 리그 대표 강타자로 거듭났다.

한동민은 전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포토상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환호한 모습이 명장면으로 꼽혔다. SK는 포지션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지만 스타 1~2명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한 팀 정신을 보여줘 우승했다는 말이 뒤따랐다. 한동민은 “우승팀이라서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은데, 내년엔 실력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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