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업계 2위 마이크로소프트(MS)가 11일 ‘오피스365’ 등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공개했다. MS를 겨냥한 매월 수십억개의 해킹 패턴을 수집·분석하는 ‘인텔리전트 시큐리티 그래프’를 활용해 MS 클라우드에 저장된 업무용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유현경 한국MS 상무는 서울 종로구 한국MS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S는 클라우드 기업이면서 연간 1조원 이상을 보안에 투자하는 보안회사”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간 안보전도 격화되고 있다. 보안 기술력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보안 우려는 그동안 클라우드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클라우드는 대규모 가상 컴퓨터 공간을 중심으로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형태여서 중앙 데이터 서버가 해킹에 뚫리면 피해가 막대하다.
업계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인정한 기술력’이란 명성을 앞세워 성장을 거듭해 왔다. AWS는 2013년 CIA와 10년 6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맺고 CIA 데이터를 보관해 왔다. 현재 AWS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3% 수준으로 2위 MS(약 13%)와 약 20% 차이가 난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도 최근 보안 기술력을 과시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는 지난 10월 미디어 행사에서 AWS의 보안문제를 지적해가며 자사 서비스를 치켜세웠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은 독립서버 방식의 클라우드를 통해 보안문제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글도 같은 달 서울에서 클라우드 서밋을 열고 보안 소프트웨어를 강화했다고 역설했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앞다퉈 ‘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클라우드 보안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아서다. 미국 보안업체 맥아피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도입 기업 가운데 80%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계정탈취 공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현경 상무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이전에 없던 보안 위협이 생긴다”며 “보안과 생산성을 둘 다 잡는 게 업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의 급성장도 보안 경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미 AWS, MS, 구글, IBM 등 외국계 빅4 사업자들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부터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금융사·공공기관에서도 클라우드 활용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