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껌통’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길. 껌과 색깔이 비슷한 종이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저 종이의 용도는 무엇일까. 정답은 껌을 버릴 때 쓰는 ‘껌 종이’. 저자와 저자의 친구들은 일본 오키나와로 여행을 갔을 때 저 껌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껌통에) ‘껌을 버릴 때 이 종이를 활용하세요’와 같은 메시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종이였습니다. 통에 들어 있던 껌이 많아서였는지 종이는 넉넉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껌통 안에 껌 종이를 넣어서 판매하고 있었다. 종이의 개수는 껌의 개수와 같다. “껌 종이는 이미 일본에서 보편화된 아이템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디테일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들을 둘러보고 한번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여전히 우리가 일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도쿄의 디테일’은 ‘생각노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자가 도쿄에서 마주한 크고 작은 ‘디테일’을 소개한 책이다. 공중전화 부스에 설치된 간이의자, 어린이의 키를 고려한 아이용 세면대, 노약자를 위해 신호등에 설치된 녹색 신호 연장 버튼…. 독자들은 이용자의 마음을 살뜰하게 배려한 ‘도쿄의 디테일’을 확인하면서 얼마간 부러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