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 넘어설 16세 소녀 등장에 들썩이는 일본

아사다 마오를 잇는 선수로 평가된 일본의 피겨스타 기히라 리카가 지난 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자신의 성적을 들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기히라가 지난달 23일 프랑스에서 열린 ISU 6차 대회에서 우아한 쇼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이 이토록 큰 것이었나 하는 실감을 했습니다.”

11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기히라 리카(16)는 몰려든 취재진과 팬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공항에는 80여명의 취재진이 기히라를 취재하기 위해 몰렸다. 지난 9월 시니어 무대에 첫 출전한 후 귀국할 때 4~5명이 취재했던 것을 감안하면 3개월 사이 취재진이 20배 가량 늘었다.

5년 만에 나온 그랑프리 파이널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우승자를 두고 일본이 들썩이고 있다. 기히라는 지난 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러시아 선수를 양쪽에 세우고 시상대 가장 높이 올랐다. 2위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알리나 자기토바(16), 3위는 201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22)였다.

일본에선 하뉴 유즈루(24)가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4연패(2013~2016년), 올림픽 2연패 등을 달성했지만 일본 여자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아사다 마오(28) 이후 처음이다. 미야하라 사토코(20)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상위 선수가 출전하는 파이널 우승 기록은 없다. 또 시니어 무대 데뷔 시즌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것도 2005년 아사다 이후 기히라가 처음이어서 두 명이 비교되고 있다. 기히라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아사다 마오는 어려운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을 계속해와 존경하고, 스텝도 굉장해 동경의 대상이다”고 말했다.

5세에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한 기히라는 2015-2016시즌 주니어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 주목을 받았고,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다.

2018-2019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면서 우승 경험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지난달 본인의 첫 그랑프리 시리즈 NHK 트로피(4차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같은 달 6차 대회인 프랑스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아사다의 주무기였던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는 횟수가 늘고, 경기 운용 능력도 좋아졌다. NHK 트로피에선 쇼트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실패했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2번 성공시켜 5위에서 1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첫 트리플 악셀 도전에서 실수가 있었으나 이후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로 프로그램을 변경해 깔끔하게 연기했다. 안정된 공중 동작과 자연스러운 착지로 점프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히라는 오는 20일부터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걸린 전일본선수권에 참가해 아사다도 세우지 못한 기록에 도전한다. 시니어 데뷔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및 전일본선수권 대회 동시 우승이 바로 그것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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