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들의 휠체어를 고치다가 휠체어 수리가 직업이 된 아버지가 7년째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대구 서구 평리동에서 휠체어 판매·수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동욱(64·신일휠체어 대표)씨가 12일 전동휠체어 5대, 활동형 휠체어 1대, 유아용 휠체어 2대, 휠체어용 발열담요 3개 등 1200만원 상당의 장애인 용품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신씨의 아들은 1급 지체장애인이다. 신씨의 원래 직업은 제조업 기술자로 손재주가 있었던 터여서 아들을 위해 휠체어 수리를 해주곤 했다. 금세 휠체어 수리 실력이 늘었고 아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휠체어도 자주 수리해주게 됐다.
휠체어 수리 경험은 자원봉사로 이어졌다. 신씨는 1997년 대구시장애인재활협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이 궁금해 휠체어 수리를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실력을 인정받아 수리를 해주는 자원봉사자로 나서게 됐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잘 아는 신씨는 현장에서 휠체어 수리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직업을 아예 바꿨다.
선행이 알려지면서 신씨는 1998년 장한 어버이상, 1999년 자랑스러운 서구구민상, 정재문 사회복지상, 대구자원봉사대상을 수상했다. 그때마다 받은 상금 200만∼500만원을 휠체어 구입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선물했다. 특히 201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휠체어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데 누적기부액이 6000만원에 달한다. 신씨는 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도 참여해 매월 정기기부를 하고 있다.
신씨는 “작지만 매년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먼 훗날 자녀를 혼자 두고 삶을 마감할 때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나눔이 가득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0일부터 99억8000여만원을 목표로 ‘희망2019 나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