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던 한 ‘흑인 여성’의 회고록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미셸 오바마가 쓴 ‘비커밍’이다. 미셸은 제44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의 부인이다.
이 책은 전 세계 31개 언어로 지난달 13일 동시 출간됐다. 과장이 아니라 출간되자마자 미국 서점가를 강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을 인용해 “비커밍이 올해 발간된 서적 중 판매 첫 주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됐다”고 보도했다.
비커밍 열풍은 미셸의 북투어에서도 드러났다. 북투어 티켓 판매업자는 “미셸의 인기가 팝스타를 능가한다”고 놀라워했다. 지난달 17일 워싱턴DC에서 열렸던 북투어 장소는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의 홈구장인 캐피털 원 아레나였다.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북투어의 가장 싼 표가 303달러(34만원)였다.
이 책은 백악관 안주인의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시카고의 노동자 밀집 지역에서 자란 흑인 여성이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를 거쳐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지친 미국인들의 ‘오바마 향수(鄕愁)’도 빼놓을 수 없다. 오바마의 공식 사진사였던 피트 수자가 오바마 재임 시절을 사진으로 묶은 ‘셰이드’가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