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희망직업 부동의 1위였던 교사가 운동선수에게 자리를 내줬다. 교사 선호도는 여전히 높았지만 하락 추세다. 대신 인터넷방송 진행자(유튜버)나 뷰티 디자이너 같은 직업이 새롭게 각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장래 희망이 다양해지고, 사회 변화에 과거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18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는 운동선수(9.8%)였다.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손흥민 등 스포츠 스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줄곧 1위였던 교사는 2위(8.7%)로 내려앉았다. 교사를 장래희망으로 꼽은 학생의 비율은 2007년 15.7%에서 올해 8.7%로 반토막 났다. 중·고교에선 교사가 1위를 유지했지만 선호도는 떨어지고 있었다. 중학생은 2007년 19.8%에서 올해 11.9%, 고교생은 같은 기간 13.4%에서 9.3%로 떨어졌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은진 박사는 “과거엔 부모님이 이런 직업이 좋다고 하면 수긍하는 분위기였는데 학생들이 자주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교사 직업이 안정적이라 생각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저출산 여파로 자리가 줄어든다는 점 등도 고려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조사에서 유튜버가 5위(4.5%)로 올라온 점도 특징이다. 남녀 합계 5위지만 남학생만 놓고 보면 2위에 랭크됐다. 중학생은 뷰티 디자이너(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네일 아티스트, 타투이스트, 뷰티 매니저 등), 연주·작곡가, 고교생은 뷰티 디자이너, 생명·자연과학자·연구원이 10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정 박사는 “유튜브가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어릴수록 이런 변화(1인 미디어 시대)에 빨리 반응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2007년 4위였던 ‘개인사업’이 올해 순위권에서 사라진 점도 눈에 띈다. 교육부가 창업 교육을 강조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창업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학생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희망직업이 다양해지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2007년에는 선호도 상위 10개 직업에 응답자의 71.8%가 쏠렸는데 올해는 50.5%로 줄어들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