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을 지나고 있는 조선업계가 꾸준히 수주량을 늘리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연말 인사 키워드를 ‘경영 정상화’를 꼽으며 실적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월 대비 103% 증가한 21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2011년 이후 7년 만에 누계 수주량 1위를 탈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11월 수주량은 중국에 뒤졌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올해 누계 수주량은 1090만CGT로 점유율 42%를 차지했다. 2위인 중국(874만CGT·34%)보다 216만CGT 앞선 것이다. 9월엔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수주량 1000만CGT를 넘어섰다.
하지만 조선업체 빅3 간 희비는 엇갈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13일 방위사업청과 총 6335억원 규모의 2800t급 호위함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 들어 지금까지 수주 규모는 총 153척, 133억 달러(약 14조9425억원)를 기록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조선부문 목표는 132억 달러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핵심 계열사 사장단을 갈아치우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실적도 목표액으로 설정한 73억 달러(약 8조2015억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15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6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5척 등 총 43척을 수주해 13일 현재 수주액은 62억2000만 달러로 목표액의 85%에 해당한다. 2014년 수주액 150억 달러(약 16조8525원)를 넘긴 이래 최대 성과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운반선 14척, 컨테이너선 13척, 유조선 및 셔틀탱커 15척, 특수선 3척 등 총 45척, 55억 달러(약 6조1792억원)를 수주해 목표달성률이 67%에 그친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전무 3명, 상무 4명 등 총 7명을 승진시키는 선에서 2019년도 임원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최소한의 인사만 했다”면서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도 조만간 마무리하고 위기 극복과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3일 “과거처럼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리긴 당분간 힘들겠지만 내년에도 올해 이상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