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스토브리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거론되던 양의지(NC 다이노스), 최정 이재원(이상 SK 와이번스) 등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준척급 FA와 함께 관심을 끄는 선수들은 베테랑 FA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박용택(39·LG 트윈스)과 윤성환(37·삼성 라이온즈)의 계약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팀내 입지 등을 고려하면 잔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들어 노장들이 찬밥 대우를 받는 경우가 부쩍 늘긴 했지만 역대 한국야구에서 35세 이상 베테랑 FA의 성공 사례는 드물지 않다. 2012년 NC로 이적한 이호준(42)이 대표적이다. 이호준은 NC에서 4년간 평균 타율 0.285 22홈런 90타점을 기록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그는 팀이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NC에 실력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갖춘 이호준은 최적의 조합이었다는 평이다. 지난 1월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된 채태인(36)은 이대호의 수비부담을 완벽히 덜어주며 연착륙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보상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베테랑 FA는 현역 활동기간이 아무래도 짧아 보상선수를 내주면 추후 손익계산에서 불리하다. 이호준과 채태인은 각각 신생팀 특례, 사인앤트레이드(원소속팀과 계약한 뒤 바로 트레이드하는 것)로 인해 20인 외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았다.
팀에 잔류한 뒤 성공한 노장도 적지 않다. 40세가 되는 2016시즌에 앞서 원소속팀인 삼성과 2년간 계약한 이승엽도 선수생활 마지막을 장식한 지난해 타율 0.280 24홈런 87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주위에서 은퇴를 미뤄도 되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KIA 타이거즈 김주찬(37)은 2+1년 계약을 맺고 첫 시즌인 올해 대활약(타율 0.340 18홈런)했다. 박용택 역시 2015시즌을 앞두고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어 4년 계약에 성공한 뒤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어느덧 세 번째 FA가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