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병원을 찾은 환자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발끝이 시리고 저린 증상이 있었다고 했다. 수족냉증이라 생각하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렸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은 ‘척추관협착증’이다. 환자는 왜 허리에 병이 생겼는데 발끝이 저리고 시린 거냐며 의아해했다.
관절·척추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가끔 엉뚱하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추운 겨울철, 발끝이 시리거나 몸살 감기 증상은 관절·척추질환이라 생각하기 어려워 무심코 넘어가기 쉽다.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발끝이 저리고 시린 느낌이다. 이는 척추신경이 지나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병인데, 척추신경이 눌리면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허벅지와 종아리, 발끝까지 저리고 당긴 느낌이 들거나 발이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3년(2015~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간 척추관협착증 진료 환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약 80%에 달했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등 척추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으로 허리를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살 감기와 초기 증상이 비슷한 관절질환도 있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처음에 미열, 만성피로, 근육통 등을 동반하므로 몸살 감기라 생각하고 진통제나 종합감기약을 복용하고 넘길 수 있다. 이 병은 면역체계가 엉뚱하게 정상세포를 공격해 생긴다.
초기에는 손·발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통증이 있지만 점차 팔꿈치, 어깨, 무릎 등에도 통증이 생긴다. 방치할 경우 관절의 변형과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감기 몸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관절 통증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