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걸리던 거리가 45분이나 단축돼 울릉읍으로 가는 길이 즐겁게 됐습니다.”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1리에서 평생 살아온 박덕열(61) 이장은 요즘 기분이 날아갈 듯 가볍다. 울릉 주민들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섬 일주도로’가 완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1883년 7월 개척민 54명이 입도한 이후 울릉도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일주도로가 1963년 착공한지 55년 만에 개통되는 것이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섬 일주도로 미 개통구간인 울릉읍 저동리(내수전)~북면 천부리(섬목)간 4.75㎞ 구간의 임시 준공일이 24일로 정해졌다고 17일 밝혔다. 이 구간은 섬 일주도로 중 최대 난공사 구간으로 공사 총 구간 4.75㎞ 중 80%가 터널과 교량으로 이뤄져 있다. 3곳의 터널(내수전터널 1521m, 와달리터널 1925m, 섬목터널 77m)과 1곳의 교량(내수전천교 32m)이다.
도와 울릉군은 지역의 대동맥을 연결한 만큼 개통식은 날이 풀리는 내년 3월 중 열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 편의 등을 고려해 준공검사가 끝나는 24일 이후나 연말쯤 우선 차량 운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도로가 개통되면 울릉읍에서 북면 천부리까지의 소요 시간이 1시간 이상에서 15분 정도로 단축된다.
공사를 진행한 대림산업의 이호연 현장소장은 “주도로 포장 등은 모두 마쳤지만 와달리터널 교통안전 시설물 마감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비와 눈이 내려 지연되고 있지만 가능한 24일 준공일에 맞춰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63년 3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일주도로 건설을 지시했고, 1976년 첫 삽을 뜬 뒤 2001년까지 지방비 790억원의 예산으로 총 연장 44.55㎞ 중 39.8㎞를 개설했다. 그러나 나머지 구간은 절벽 해안의 난공사 구간인데다 공사비 확보 어려움으로 방치됐다.
경북도와 울릉군의 노력으로 일주도로는 국비지원이 가능한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했다. 미개통구간은 도로건설 총사업비 1387억원 가운데 1276억원을 국비로 확보하면서 2012년 초 착공됐지만 난공사 구간인 외달리 지역은 토지보상문제로 2년 4개월을 낭비하면서 2014년에야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울릉군은 앞서 개설됐던 39.8㎞에 대해서도 좁은 도로와 터널을 교행할 수 있도록 2020년까지 확장하는 등 섬 일주도로를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로 만들 계획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도로가 개통되면 물류비용 절감과 시간 절약 등 군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크게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울릉=김재산 안창한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