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에 태어난 선수 가운데 최고의 재능을 가진 원더키드.”
잉글랜드산 18살 윙어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측면을 마음껏 휘저으며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재능 있는 유망주에서 믿음직한 주전으로 거듭난 산초는 도르트문트의 무패 행진(12승 3무)을 이끄는 중이다.
산초는 16일(한국시간)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2대 1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 산초는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벌써 6골 8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만 7개의 도움으로 세바스티안 헬러(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8개)에 이어 도움 공동 2위에 올랐다. 공격 부문에서 맹활약한 산초는 분데스리가 10월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여태 나온 15경기 가운데 6번을 교체로 나와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산초의 존재감은 더욱 도드라진다.
산초는 빠른 속도와 화려한 드리블로 측면을 헤집는 플레이를 즐긴다. 오른쪽 미드필더지만, 필요할 경우 왼쪽 측면도 가리지 않고 나온다. 축구 지능이 높아 상황 판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수비수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자신 있게 드리블로 돌파하는 능력이 강점이다. 어렸을 적 롤모델인 호나우지뉴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에 영향을 줬다. 산초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튜브를 통해 호나우지뉴를 보며 자랐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하지 않는 플레이를 한다”라고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잉글랜드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산초는 연령별 대표팀을 월반하며 재능을 입증했다. 지난 10월 산초는 21세 대표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후 크로아티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 등에 교체로 출전하며 무난하게 국제무대에서 적응하고 있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인 리오 퍼디낸드는 “산초는 기술과 속도, 끈기 등 모든 것을 갖췄다. 최고의 재능이 될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유스팀에서 뛰던 산초는 지난해 여름 도르트문트로 몸을 옮겼다. 1군에서 확실한 출장 기회를 잡기 위해서였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구단으로의 과감한 이적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FC 바르셀로나로 떠난 우스만 뎀벨레가 남긴 등 번호 7번을 이어받은 산초는 2시즌 만에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산초의 재능을 확신한 도르트문트는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붙잡았다. 산초는 “잉글랜드 클럽이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해외 리그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옵션”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분데스리가에서 재능을 빛낸 산초는 유벤투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축구 전문 조사기관인 CIES 풋볼에 따르면 지난 세 달간 산초의 몸값은 970만 유로(약 124억원)에서 8790만 유로(약 1125억원)로 9배가량 뛰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