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얼굴이 커져 ‘선풍기 아줌마’로 불렸던 한혜경(사진)씨가 최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서울 한일병원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5일 5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한씨 가족은 조용히 장례식을 치른 후 이날 오전 발인을 마쳤다.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씨는 2004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1998년부터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한씨는 평소 불만이던 사각턱을 고치려다 불법 시술에 손을 댔다. 실리콘 시술을 여러 차례 받은 뒤 콩기름이나 파라핀을 스스로 얼굴에 넣었다. 그 부작용으로 얼굴이 원래 크기의 3배로 부풀어 올랐고 조현병 등 정신질환도 얻었다. 방송에서 한씨는 “‘넣으라’는 환청이 들릴 때마다 시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씨의 사연은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방송 이후 한씨를 위한 시청자 모금운동이 시작됐고 두문불출하던 한씨는 이물질 제거 수술과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2006년에는 ‘한미옥’이라는 가명으로 앨범 ‘선풍기 아줌마’를 발매했다. 한씨는 2008년 방송에 출연해 “다시 가수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