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현재 보유 중인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항공모함은 사실상 공격용 무기로 간주되고 있어 자위대의 ‘전수방위’(專守防衛·적의 공격이 있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항공모함 개조, 함재기 도입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예산인 27조4700억엔(약 274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 ‘방위계획대강’과 이에 따른 무기 획득계획인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을 확정했다.
이날 확정된 방위대강은 “전투기 운용 유연성 향상을 위해 현재 보유 중인 함정에서 단거리이륙·수직착륙기(STOVL) 운용이 가능토록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 현재 헬기 호위함으로 분류돼 있는 ‘이즈모급’ 1~2척을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STOVL 기능이 있는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함재기로 확정하고 총 18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건 1945년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한때 미국에 이은 항공모함 대국이었으나 전쟁에서 진 직후 전량 폐기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항공모함이 항상 전투기를 탑재하는 건 아니다”며 “평상시에는 헬기를 탑재한 채 초계활동과 의료지원, 수송 등 임무를 수행하다가 필요할 경우에만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모함 보유가 전수방위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는 “무기체계의 능력만 갖고 전수방위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와 함께 지상배치형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이지스 어쇼어’ 전담부대를 신설하고 도서지역 방위력 향상을 위해 고속활공탄을 개발하기로 했다. 스텔스 전투기 F-35A 27대를 도입하고 자국산 신형 전투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사이버 방위대와 우주 전문부대도 새로 편성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