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국내 생산유발 효과가 연간 4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2016년 기준 1591억원)의 26배 수준으로, 방탄소년단에 붙은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는 호칭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방탄소년단의 생산유발 효과는 연평균 약 4조1400억원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생산유발 효과는 국내 생산품 1단위에 대한 최종 수요가 발생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생산 효과다.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에 대해선 연 1조42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의 8.9배 수준이다.
방탄소년단을 보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6%에 해당하는 수치다.
방탄소년단 관련 의복류 수출은 연평균 2억3398만 달러(약 2644억원), 화장품류는 4억2664만 달러, 음식류는 4억5649만 달러로 분석됐다. 방탄소년단이 연간 총 11억1700만 달러의 소비재 수출을 늘렸다는 진단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소비재 수출의 1.7% 수준이다.
연구원은 10년간 방탄소년단의 총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효과 약 41조86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약 14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4∼2023년 기준으로 방탄소년단이 지난 5년간의 인기를 앞으로 5년간 유지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구글 트렌드 검색량으로 계량화하고 데뷔 이후인 2013년 7월부터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 소비재 수출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민 연구위원, 오준범 선임연구원, 신유란·류승희 연구원은 “문화산업 전반으로 한류가 확산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문화 수출이 상품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