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해 총칼을 휘두른 계엄군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고 이후 사망자들은 국립현충원에 대부분 안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국가보훈처에서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서 밝혀졌다.

18일 송 의원에 따르면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소령 5명을 포함한 계엄군 73명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됐다. 이 중 56명은 1980년 당시 국방부와 경찰이 제출한 확인서 한 장을 근거로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사망자 31명 중 30명은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장됐다. 현재 생존자 42명도 유족들이 원할 경우 사후 국립현충원에 묻히게 된다.

송 의원은 지난달 5·18 계엄군의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를 촉구했지만 국가보훈처는 ‘국방부 재심사를 전제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요청하면 재심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와 권익위는 ‘국방부가 직권으로 심사 가능한 사안’이라고 했다. 공을 떠넘긴 것이다.

송 의원은 “1997년 대법원이 계엄군의 광주 진압을 국헌 문란으로, 시민들의 시위는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행위로 판결했다”며 “보훈처는 계엄군의 국가유공자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