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비보에 서울 대성고 학생과 학부모는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대학 입시가 거의 다 마무리된 기념으로 우정여행을 떠났는데 봉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이 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밝고 입시 스트레스에 연연하지 않는 친구들이었다”고 입 모아 말했다.
대성고 3학년 학생 A군은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행 간 친구들은) 출발 당일 기차표 사진을 찍어 ‘우정여행 1일차’라고 SNS에 올릴 만큼 들떠 있었다”며 “여행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모습도 밝게 웃는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는 기간인 17~24일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여행을 떠났다. 대성고는 3학년 학생들에 한해 17일부터 일주일간 수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정식 겨울방학은 내년 1월 5일 시작된다. 학생들은 17일 서울역에서 오후 12시1분 KTX 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대학 입시에 크게 연연하는 아이들이 아니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숨진 친구들에 대해 “밝고 착했다”고 전했다. 숨진 학생 중 한 명인 김지헌(18)군과 친한 사이였다는 B군은 김군에 대해 “같은 반은 아니어도 가끔 연락해서 만나던 친구였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밝고 활발했고, 장난기도 많았다. 친구들이 모두 좋아했다”고 말했다.
대성고 학부모들도 “한창 좋을 시기에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조모씨는 “소식을 접하고 손이 덜덜 떨려서 한동안 아무것도 못했다”며 “좋은 일만 앞둔 아이들이었을 텐데 이런 변을 당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 모두 패닉에 빠져 있는데 학교 측에서 아직 별다른 공지가 없어 애가 탄다”고도 했다.
대성고 주변은 사고 당일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교장과 학생주임교사는 강릉으로 현장조사를 떠났고 나머지 교사들은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이 학교 1, 2학년은 이날까지 2학기 기말고사를 봤다. 사고 소식에 취재진이 몰리자 대성고는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 후문으로 학생들을 내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고 직후 부교육감이 총괄하는 상황본부를 가동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은 학교장의 사전허가를 받아 개인체험학습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능 이후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는지, 교사나 부모가 동행하지 않았는지 등은 별도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입시 마무리 기념 우정여행 떠난 것”
입력 : 2018-12-18 06: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