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날린 ‘인맥 축구’ 논란 황의조, 올해의 선수로 빛났다

황의조가 지난달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의 A매치에서 선제골을 넣고 양팔을 벌린 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8 대한축구협회 어워즈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황의조(오른쪽)가 여자 수상자인 정슬기 옆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올해의 발견’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2018년 최고 활약을 펼친 남자 축구 선수로 우뚝 섰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논란을 딛고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터뜨려 믿고 쓰는 공격수로 성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황의조는 18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올해의 선수’ 투표 결과 218점을 얻어 손흥민(171점), 조현우(62점)에 앞섰다. 결과 발표에 이어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 트로피도 수상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며 “팬들의 사랑이 더 커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는 46개 출입 언론사,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을 비롯한 협회 기술 종사자 7명의 투표 결과를 50대 50으로 반영했다. 투표자는 1~3위까지 세 명의 선수를 뽑았고, 협회는 순위별로 3점부터 1점까지 부여해 총점을 계산했다. 이날 뚜껑을 열기 전까지 황의조와 손흥민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됐으나 53명의 투표자 중 36명이 황의조의 이름을 가장 위에 썼다.

황의조는 지난 7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표 때만 해도 ‘인맥 축구’ 논란의 정점에 섰다. 성남 FC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인연으로 뽑혔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활약을 예고한 후 최대 고비였던 8강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해트트릭과 페널티킥을 따냈다. 대회 기간 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소속팀에서도 아시안게임의 득점 감각이 유지됐다. 황의조는 올 시즌 J1리그 전체 34경기에 출전해 21골을 터뜨렸다. 리그전에서만 16골을 기록해 득점 3위에 랭크됐다. 황의조 복귀 후 감바는 연승 행진으로 강등 위기에서도 탈출했다. 파울루 벤투호에서도 3골을 기록했다. 올해 모두 47경기에 출전해 33골을 수확했다.

올해의 선수 남자는 2010년 박지성이 선정된 후 2015년(김영권)을 제외하고 기성용과 손흥민이 양분해왔다.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골, 차범근에 이은 유럽통산 100호골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2년 연속 수상에 실패했다.

올해의 선수 여자는 장슬기(24·인천현대제철)가 뽑혔다. 장슬기는 11골 7도움으로 팀의 6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에서도 3골을 넣었다. 올해의 지도자상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의 주역 김학범(58) 감독과 대전대덕대를 여왕기 및 전국여자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유영실(43) 감독이 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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