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南北 정상 군사분계선 함께 넘는 명장면 연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만나면서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난 두 정상은 손잡고 인사하다 즉흥적으로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9월에는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경기장에 운집한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7분간 연설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도 함께 올랐다. 정상회담의 결과로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군사합의서가 채택됐다. 완전한 비핵화까지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멈춰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분명 큰 성과다.
(2) 미투 운동 확산… 유력 대권 주자 안희정 몰락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타올라 사회 각 분야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고꾸라졌다. 그중 정점은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이다.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씨는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
(3) 직장 내 괴롭힘 등 ‘일상 갑질’ 잇단 폭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에 이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직원 폭행·갑질이 폭로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과 부조리한 관행을 고발했다. 갑질 이슈가 대기업 오너의 기행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돼 ‘일상 갑질’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4) 남북 선수 공동 입장 평창 동계올림픽 성료
평창 동계올림픽은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이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달성했다. 남북 선수단 개회식 공동 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도 돋우었다.
(5)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법부 신뢰 추락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 의혹이 드러났다. 대법원 자체 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에서 대법원과 청와대 사이 재판 거래 의혹과 판사 사찰 정황 등이 속속 확인됐다. 전직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되고, 전 대법관들이 잇달아 검찰에 소환됐다. 사법부 신뢰는 추락했고 국회의 법관 탄핵 논의까지 이어졌다.
(6) 주52시간 근무 시작… 실업자 수 100만명 넘어
지난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52시간 근무가 시작됐다. 특정 기간에 일이 몰리는 일부 업종의 불만 등이 제기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급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오른 최저임금도 논란을 불렀다. 다양한 노동 이슈에 실업자 수는 9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7) 7% 가까이 오른 집값 연이은 규제에 안정세
올 한 해 부동산 시장 최대 관심사는 ‘집값과의 전쟁’이었다. 정부는 연간 7% 가까이 오른 서울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연이은 규제를 쏟아냈다.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이어 수요 억제를 위한 9·13 대책과 ‘3기 신도시’ 공급 확대에 힘입어 서울 집값은 연말 7주 연속 하락을 보이며 안정세를 찾았다.
(8) 방탄소년단 두 차례 빌보드 정상… K팝 새역사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두 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북미와 유럽 투어를 통해 3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세계 유력 매체들은 BTS를 “21세기 비틀스”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총회에서 연설했고,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9) 전국 폭염일수 31.5일… 연일 미세먼지 주의보
올해 전국 폭염일수는 31.5일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31.1일(1994년)을 제쳤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9.6도까지 올라 111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주의보도 연일 이어졌다. 미세먼지가 청정지역 제주까지 덮치면서 전국이 미세먼지 동시 영향권에 속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0) 이명박 전 대통령 결국 구속… 1심 징역 15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구속 수감됐다. 전직 대통령 중 네 번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1년 만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 대선 때부터 논란이 계속됐던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