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현재와 미래’를 들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를 찾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CES 트렌드를 주도해 온 국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5G 등 차세대 IT 트렌드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이 참가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삼성전자, LG전자 정도만 CES에 참가했다. 행사가 TV 등 가전제품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자율주행차, 로봇, AI 등으로 CES의 전시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가전업체는 아니지만 신성장동력을 찾는 기업들도 명함을 내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TV 트렌드를 선도하고, AI와 연동한 차세대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래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처음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레드TV 시장 확대를 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도 눈길을 끄는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CES에서는 미래 자동차산업을 둘러싸고 IT 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주도권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자동차에서 IT 솔루션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 업체들도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도 CES에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은 처음으로 공동 부스를 마련해 ‘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Innovative Mobility by SK)’를 테마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기술,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용 소재 등을 소개한다.
참가 업체 주요 경영진들도 CES에 총출동한다. 글로벌 사업자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DS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등 대표이사 3명이 모두 CES에 참가한다. LG전자도 조성진 최고경영자(CEO)와 송대현 H&A사업본부장,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동참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도 CES 현장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살피고 다양한 기업 관계자들과 협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CES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현장을 챙기는 만큼 총수들은 다른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