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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큰 판돈 걸린 회담 지속 희망… 제재 유지 땐 대화 중지 경고”

사진=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일 신년사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이 지속된다면 북한이 ‘새로운 길(new path)’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한 데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큰 판돈(high-stakes)이 걸린 핵 정상회담을 새해에도 이어가자는 희망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신속히 2차 회담을 열기를 원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다만 김 위원장이 2차 회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의 ‘새로운 길’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협상 테이블을 떠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북한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원하지만 미국이 제재를 계속한다면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며, 이는 최근 1년간의 외교적 화해 분위기 이후 보내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화 의지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대한 회의론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언제든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일단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언제든 다시 마주앉을 수 있다”고 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전향적 의지를 보인 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고무적이다. 다만 2차 정상회담까지 가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제가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립서비스 수준의 ‘환영’ 답변 외에 특별한 메시지를 발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북한에 잇따라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다. 성탄절 전날엔 트위터에 “(북·미 협상의)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썼다. 또 인도적 지원 문제 해결 등 북한에 사실상 러브콜을 계속 보내왔다. 그러면서도 북한 핵 문제, 특히 북·미 간 협상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거듭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신년사에서도 북한을 거론하며 “우리는 잘하고 있다. (북한) 로켓,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린 서두르지 않을 것(We are in no rush)”이라고 말했다. 이 트윗은 김 위원장 신년사 이후 트위터에 게시됐으나 수일 전 사전녹화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조야에서 끊이지 않는 대북 회의론을 불식시킬 정도의 확실한 성과 없이 2차 정상회담을 할 경우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민주당의 하원 장악 등 국내 문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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