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대치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혼란이 극에 달하자 이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안전에 대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의회 공화·민주당 상하원 원내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의 회동은 2일 오후 3시에 백악관에서 열린다. 회동은 공식협상이 아니라 브리핑 형식으로 진행된다. 셧다운 대치가 시작된 지난달 22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를 끝낼 협상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동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차기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펠로시 원내대표와 슈머 원내대표는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다고 확인했지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민주당은 다음 날인 3일 하원 본회의에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제로로 만든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회적으로 민주당의 참석을 종용했다. 그는 트위터에 “펠로시 민주당 의원은 국경 보안과 장벽 문제, 그리고 셧다운의 한가운데서 하원의장 임기를 시작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를 해볼까”라고 썼다. 회동 초청대상 중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회동 참석 의사를 밝혔다.
셧다운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연방정부 노동자들이 속한 최대 규모 노동조합 연방공무원노조는 지난달 31일 연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노조는 정부기관이 직원들에게 무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노동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셧다운 이후 국방·치안 등 필수공무 담당 직원 42만명은 급여 없이 근무했는데 이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들 외의 공무원 38만명은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을 4개월 늦추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시리아 미군이 전면 철수할 것이라고 했고, 미 언론들은 미군이 30일 이내에 철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에 항의해 사퇴하는 등 대내외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철군 일정을 수정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