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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만남 고대”… 회담 성사 관건은 ‘제재완화 접점’ 찾기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평양 노동당 청사 서재에서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오른쪽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신호를 공개적으로 주고받았다. 정상 간 담판으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북한이 어떤 비핵화 조치를 취했을 때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것인지 북·미가 접점을 찾는 게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며 “김 위원장은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데 대한 화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실험·생산·전파하지 않겠다’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도 덧붙였다. 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김 위원장의 경고성 발언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이나 국무부 차원의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대화 의지와 협상장 이탈 가능성을 동시에 밝힌 김 위원장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일 오전 30여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 신년사 평가를 공유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의향을 처음 드러낸 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북한으로 보냈고, 북·미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었다. 그러나 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정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과 실무 회담은 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여러 차례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회담 의지를 재확인한 건 미 정부와 의회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북핵 협상 회의론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표명만으로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지는 불분명하다. 김 위원장은 제재가 계속되면 과거 핵 개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미 정부는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3일에 개원하는 미 의회는 한발 더 나가 대북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유류 등 대북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는 ‘리드액트’와 대북 금융거래를 막는 ‘브링크액트’ 등 지난 회기 처리가 무산된 법안들이 재추진될 전망이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정상 차원의 의지 확인과는 무관하게 회담 추진 동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코리 가드너 위원장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할 때까지 최대 압박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조성은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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