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마카롱] ‘오감 만족’ 디저트… 스타벅스 마카롱 4위 ‘수모’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게티이미지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 여의도 뷔페 ‘그리츠’ 셰프들이 지난 2일 호텔 1층 그리츠에서 카페 마카롱 5개 제품을 맛보고 살펴보며 평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희 손상옥 김현지 전현진 셰프, 최재연 총주방장. 최종학 선임기자




고마움을 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새해를 맞아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서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선물’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보는 것도 즐겁고 맛도 있는 베이커리 디저트가 작은 선물로 인기다.

프랑스식 디저트인 마카롱은 최근 몇 년 새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가까운 커피전문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국민컨슈머리포트가 인기 카페에서 판매되는 마카롱을 평가했다.

눈으로 감상하고 맛으로 즐기는 마카롱

달걀흰자로 만든 머랭, 아몬드 가루, 설탕을 잘 섞어 코크(마카롱 껍질)를 만들고 그 사이에 잼이나 크림(필링)을 넣어 완성하는 지금의 마카롱은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마카롱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유행이 시작된 곳이 파리다보니 프랑스식 디저트로 알려졌다.

마카롱이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엔 고급 호텔 또는 서울 강남의 디저트 카페에서나 맛볼 수 있었으나, 5~6년 전부터 커피전문점이나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눈으로 감상하고 맛으로 즐기는 마카롱의 인기는 소셜미디어의 확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평가를 위해 마카롱을 판매하는 커피전문점 상위 3곳을 골랐다. ‘스타벅스’(딸기맛·3000원) ‘투썸플레이스’(산딸기맛·2200원) ‘아티제’(산딸기맛·2500원)가 평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카페 스타일로도 운영하는 빵집 ‘파리바게뜨’(딸기맛·2500원)와 디저트 전문 프랜차이즈인 ‘디저트39’(산딸기맛·1750원)도 포함시켰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5곳 공통으로 판매하는 (산)딸기맛으로만 평가했다. 각 제품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구입했다.

맛과 향 못잖게 모양도 중요

마카롱은 크기는 작지만 구석구석 손이 많이 가고 만들기 어렵다. 전체적인 모양새, 색감, 향미, 질감, 두께감, 맛, 어우러짐과 풍미 등을 세밀하게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평가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의 뷔페 앤드 카페 레스토랑 ‘그리츠’에서 이뤄졌다.

그리츠에서는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삿포로 스페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일본 삿포로의 풍부한 해산물, 온천 우유 치즈 양고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제공된다. 일본 스모 선수들의 보양식으로 유명한 장코 나베, 각종 회와 초밥, 양갈빗살 징기스칸 등이 준비된다. 디저트로도 유명한 그리츠에서는 멜론 도지마롤, 콩가루와 연유를 얹은 찹쌀떡 등 이색 디저트 메뉴도 내놓는다.

평가에는 5명의 셰프가 참여했다. 최재연 총주방장과 손상옥, 전현진, 김현지, 이선희 셰프가 ①~⑤ 번호표가 붙은 접시에 담긴 마카롱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평가자들은 12가지 항목을 각각 평가한 뒤 1차 평가를 내렸다. 이어 영양성분을 평가하고 마지막에 공개된 가격을 고려해 최종 점수를 매겼다. 최고 5점, 최저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손상옥 셰프는 “대량 생산을 하는 제품들이다 보니 색감이 좋지 못하고 100% 수제품에 비해 쫀득함이 덜하다”고 말했다.

‘아티제’ 1위, ‘스타벅스’는 4위

셰프들은 모양을 찬찬히 살펴보고, 향을 맡고, 코크와 필링을 따로 맛보며 꼼꼼히 평가했다. 마카롱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그 맛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밀가루가 전혀 안 들어가야 맛과 식감이 좋다. 표면이 매끄럽고 필링이 적절하게 들어가야 좋다는 게 셰프들의 설명이다.

이런 평가 기준을 가장 만족시킨 제품은 아티제의 마카롱이었다. 최종 점수 4.8점으로 압도적 1위였다. 고급 디저트를 앞세운 커피전문점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최 총주방장은 “고급스러운 마카롱의 까다로운 조건들에 대체로 부합했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현진 셰프는 “전통적인 마카롱의 맛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아티제 마카롱은 향미를 제외한 11개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소규모 프랜차이즈인 디저트39가 총점 3.6점으로 2위를 했다. 한입으로 먹을 수 있는 크기에 균형 잡힌 모양과 맛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선희 셰프는 “마카롱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디저트인데 한입에 쏙 들어가서 좋다. 수제로 만든 마카롱의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3위는 투썸플레이스(2.8점)였다. 투썸플레이스 마카롱은 향미에서는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현진 셰프는 “대중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마카롱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카롱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맛”이라고 평했다.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의 마카롱은 4위(2.6점)에 머물렀다. 코크가 너무 딱딱해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김현지 셰프는 “필링의 부드러운 맛이 좋았다”고 했으나, 이선희 셰프는 “코크를 너무 많이 말린 듯 딱딱하고 필링이 다소 느끼하다”고 했다.

최하위는 파리바게뜨(1.2점)였다. 코크가 쫀득하지 않아 머랭 쿠키에 가까울 정도로 단단하다는 지적이 공통적이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전현진 셰프는 “코크를 2가지 색으로 연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전통적인 맛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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