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시그니처 롤러블 TV R’은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상을 현실화한 제품이다. 지금까지 TV는 거실이나 벽에 고정돼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전 세계 TV 시장이 점차 대형화하는 추세에서 필요하면 화면을 없앨 수 있는 TV가 등장한 것이다.
LG전자가 7일(현지시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시그니처 롤러블 TV R을 공개하자 객석에서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잔재주가 아닌 ‘혁신’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화면이 본체 안에 수납돼 사라진다. TV를 보고 싶을 때는 화면이 서서히 올라와 65인치 올레드 TV로 변신한다.
LG전자는 전시관에 총 10대의 시그니처 롤러블 TV R을 전시했다. 시간 차이를 두고 여러 대의 TV 화면이 오르내리다가 사라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롤러블 TV 본체는 TV를 보지 않을 때는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다. 인테리어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를 채택했다.
LG전자가 시그니처 롤러블 TV R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올레드 디스플레이 특성 덕분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다.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3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65인치 전체 화면을 보여주는 ‘풀 뷰’, 화면 일부만 노출하는 ‘라인 뷰’, 화면이 완전히 내려간 ‘제로 뷰’ 등이다. 풀 뷰는 일반 TV 화면용으로, 라인 뷰는 음악, 시계, 프레임, 무드, 홈 대시보드 5개 모드를 지원해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제로 뷰는 TV화면을 없애 집안 인테리어를 극대화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말쯤 시그니처 롤러블 올레드 TV R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초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시그니처 브랜드를 채택한 만큼 판매량보다는 고가 시장에 집중하며 올레드 TV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한다.
올레드 TV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TV 확대와 연계해 향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레드 중심으로 투자해 OLED 대세화를 앞당기는 한편 상업용과 자동차용 사업도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OLED와 육성사업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 차지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CES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 LG 씽큐가 고객을 이해하고 다양한 접점에서 연결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감동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는 이날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