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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美 차세대 방송 시장 공략한다



SK텔레콤이 ‘한국판 넷플릭스’를 표방한 데 이어 ‘미국의 모바일 방송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국내외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움직이는 IPTV(인터넷TV)’를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방송은 기존 IPTV와 케이블TV 같은 유선방송을 대체할 미래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1650만 달러(약 185억원)씩 투자해 모바일 방송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8일 밝혔다. 통신망과 방송망을 이종 결합시키는 차세대 방송표준인 ‘ATSC 3.0’을 토대로 실시간 지상파 채널이 추가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제공할 계획이다.

합작회사가 내놓을 서비스는 ‘이동하며 볼 수 있는 IPTV’로 요약된다. 집 밖으로 나온 소비자들에게 실시간 지상파 방송과 주문형비디오(VOD), 이용자들이 올린 온라인 동영상 등이 묶음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제휴 여부에 따라 케이블 채널과 인기 OTT 업체의 콘텐츠가 플랫폼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국내 지상파 3사와도 손잡고 신규 OTT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 역시 기존 OTT에 지상파 채널을 추가한 형태다. 앞으로 CJ ENM과 종합편성채널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유선방송에 맞먹는 콘텐츠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의 방송 플랫폼 변신은 숙원 과제인 ‘탈통신’ 시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지금껏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보조수단 정도로 이용해 오던 자체 OTT ‘옥수수’와 IPTV ‘B tv’를 별도 미디어 사업으로 독립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 사업은 이동통신사들이 이미 관련 통신 기술을 갖고 있는 데다 가입자까지 다수 확보하고 있어 수익사업으로 키우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특히 글로벌 유료방송을 대체하고 있는 OTT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오범(Ovum)에 따르면 넷플릭스 같은 ‘가입형’ OTT 서비스의 전 세계 가입자 규모가 2022년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를 넘어선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가 늘어나면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OTT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달리 유료방송 이용료가 저렴한 국내에서는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하거나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OTT끼리만 비교하더라도 SK텔레콤의 신규 OTT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유튜브 같은 주류 OTT의 콘텐츠 경쟁력을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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