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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訪中으로 시작된 다자 외교전… 종전선언까지 이어질까

시민들이 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TV 화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서 있는 자료 영상을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5월, 6월에 이어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전격적인 중국 방문으로 비핵화 다자 외교전의 신호탄을 쐈다. 북·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미, 남북 연쇄회담이 열려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의 틀이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연초 방중은 올 한 해 정상외교의 큰 흐름을 중국과 긴밀히 조율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북·미가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2차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 북·미 회담 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위험 부담이 큰 카드다. 북·미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중국 배후론’으로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미국과의 핵 담판 전 보험을 드는 성격과 함께 비핵화 진전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8일 “중국은 지난해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엔 북한에 좀 더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북·미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방중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설득해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켰다는 나름의 역할론을 인정받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신중국 수립 70주년(10월 1일)과 북·중 외교관계 수립 70주년(10월 6일)인 올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도 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고 이후 서울 방문이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다자협상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나는 계기에 미·중 정상이 합세해 종전선언을 하는 빅이벤트도 예상해볼 수 있다. 남북은 지난해 4·27 정상회담 때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지만 미국의 입장이 부정적이어서 실현되지 않았다. 북한도 한동안 종전선언 요구를 하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화체제를 위한 다자협상을 언급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청와대도 이런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북·중 교류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남북, 북·중, 북·미 교류가 선순환해 또 다른 관계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일본 역시 지속적으로 북한에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가 역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고, 미국 역시 상응조치에 나서지 않아 교착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2차 정상회담의 성과를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지혜 이상헌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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