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집계에는 시간이 걸린다. 2019년 1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지만 이번 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판매된 수량으로 선정됐다. 집계와 발표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쓴 ‘비커밍’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출간되자마자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7주 연속 수위를 지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돌풍 비결 중 하나라는 평가다.
눈에 띄는 책은 7위에 오른 ‘그랜트’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총사령관으로 북군의 승리를 이끌고 18대 대통령을 지냈던 율리시스 그랜트의 전기다. 초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전기를 써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론 처노가 썼다.
그랜트는 잔혹한 장군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평생 알코올 중독과 싸웠으며, 대통령 재임 중에는 뇌물 스캔들에 시달렸다. 그러나 처노는 남북전쟁 이후 재건기에 대통령으로서 KKK(백인 우월주의 단체)에 맞서 흑인들의 인권을 보호했던 그랜트를 재평가했다.
8위를 기록한 ‘처칠: 운명과 함께 걷다’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전기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오바마 향수나 그랜트, 처칠과 같이 지도자를 다룬 책들이 미국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점은 의미심장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허한 심정이 이 책들을 고르게 한 것은 아닌지 추정할 뿐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