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 영상콘텐츠의 인기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근 의료계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진료실 밖 소통을 꾀하는 의사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특히 의학적 전문성과 공신력을 내세워 차별화한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 공개건강강좌나 언론을 통해 의학정보를 알리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전문의 세 명이 함께 만든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는 최근 구독자 10만 명을 넘어섰다. ‘의사들이 분석한 의학드라마’,‘의사들이 추천하는 해장법’ 등 가벼운 콘텐츠로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끈 효과다.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맞게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며 “의사들에게는 당연한데 일반 분들은 잘 모르시는 의학상식이 생각보다 많다.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낸다. 그는 “구독자분들의 피드백 덕분에 진료를 볼 때도 환자입장에서 친근하고 쉬운 표현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의학회, 의사단체 등도 속속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다. 의사마다 경험이나 각자 소견에 따라 치료 경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학회나 의사단체는 그 중 가장 중립적이고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최근 유튜브와 팟캐스트에 ‘그 암이 알고 싶다’라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 4명이 모여 전문분야인 ‘항암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상철 학회 홍보위원회 간사(순천향대 천안병원)는 “암에 대한 콘텐츠가 많지만 대개 지엽적인 내용이거나 전문성보다는 흥미 위주로만 다뤄져 치료를 앞둔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많지 않았다”며 “학회가 나서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도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비뇨의학과 TV’채널을 열었다. ‘알쓸신비(알고보면 쓸모있는 신뢰할만한 비뇨의학 상식)’를 모토로 과민성방광 등 배뇨질환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윤하나 학회 산하 동영상 제작단장(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절반가량이 과민성 방광 등 배뇨질환을 앓고 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 여겨 치료받지 않고 참고 지내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 분들에게 제대로 된 의학정보를 재미있게 알리기 위한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달부터 유튜브 채널 ‘닥터in’을 시작했다. 운영을 위한 미디어팀을 꾸리고, 아나운서를 채용하는 등 전문가 집단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대국민 소통채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얼마 전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이재갑 의협 신종감염병대응 TF위원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을 섭외해 주의사항을 알리기도 했다.

박종혁 의사협회 대변인은 “의학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집단으로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에 신뢰받는 정론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가단체이니 여느 언론보다 전문가 섭외가 쉽다. 앞으로 의학적인 이슈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